킥스타터 페이지를 넘기다 마음에 드는 다이얼을 발견했다고 해보죠. 스펙표를 열어보니 방수 항목에 3ATM이라고 적혀 있어요. 이 시계를 매일 손목에 차고 출근하고, 손도 씻고, 비 오는 날에도 그냥 나가도 될까요? 마이크로브랜드시계를 고를 때 가장 자주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예요.
목차
먼저 결론부터
매일 차는 용도라면 방수 5기압(5ATM) 이상은 있어야 해요. 3기압짜리 마이크로브랜드시계는 진열장에서는 괜찮지만, 세수나 설거지처럼 흔한 상황에서도 여유가 거의 없거든요.
3기압과 5기압, 숫자 하나가 아니라 상황이 갈려요
방수 등급은 시계가 물속 몇 미터까지 견디는지를 뜻하는 게 아니에요. 마이크로브랜드시계 관련 정보 (위키백과)에서도 다뤄지듯, 이 숫자는 정적인 상태에서 시계가 받는 압력을 기준으로 매긴 거예요. 5기압 방수 등급은 ISO 표준 22810:2010 요구 사항에 따라 50m 담수에서 10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둔 상태로 실험한 결과예요. 실제로 손목을 움직이며 물을 튀기는 상황과는 다르다는 뜻이죠.
그래서 등급별로 실제 사용 가능 범위가 갈려요. 3기압은 생활방수시계로서 간단한 빗물이나 줄줄 흐르는 수돗물에 손 씻기 정도만 가능해요. 반면 5기압이면 세수, 샤워, 간단한 수상레저 스포츠까지 가능한 수준이고요. 100M로 표기된 방수 등급은 10기압의 압력에 견딘다는 뜻인데, ‘생활방수’라는 이름은 브랜드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라 실제로는 ATM이나 M 뒤에 붙은 숫자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해요.
| 표기 | 실제 압력 | 가능한 상황 | 애매한 상황 |
|---|---|---|---|
| 3ATM(30M) | 3기압 | 손 씻기, 약한 빗물 | 샤워, 설거지 |
| 5ATM(50M) | 5기압 | 세수, 샤워, 짧은 수영 | 다이빙, 온수 노출 |
| 10ATM(100M) | 10기압 | 수영장, 스노클링 | 스쿠버다이빙 |
| 20ATM 이상 | 20기압+ | 다이빙(스크류다운 크라운 전제) | – |
마이크로브랜드시계가 유독 방수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는 이유
같은 5기압 표기라도 대량생산 브랜드와 마이크로브랜드시계는 체감이 달라요. 케이스와 크라운 사이를 막는 개스킷[2] 조립 공차가 소량 생산에서는 균일하게 관리되기 어렵거든요. 대형 브랜드는 완제품 전수 검사에 가까운 공정을 두지만, 킥스타터나 인디고고 같은 크라우드펀딩[3]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은 초기 배치일수록 검수 표본이 적을 수밖에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마이크로브랜드시계의 방수 스펙을 그대로 믿기보다, 표기 등급에서 한 단계 낮춰 잡고 쓰는 게 마음 편하다고 봐요. 5기압 표기라면 3기압 수준으로, 3기압 표기라면 물은 아예 피한다는 식으로요.
개스킷은 소모품이라 몇 년 지나면 탄성이 떨어져요. 국내 시계수리점 상당수는 방수 시계라도 1~2년마다 크라운과 케이스백 개스킷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교체하라고 권해요. 마이크로브랜드시계는 이런 정기 점검까지 브랜드가 알아서 챙겨주는 경우가 드물어서, 구매 전에 근처 시계포에서 범용 부품으로 교체가 가능한지 미리 물어보는 게 나아요.
실제 가격대는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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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브랜드시계, 방수 다음엔 무브먼트를 봐야 해요
방수만큼 중요한 게 무브먼트예요. 시계 무브먼트는 크게 수동식, 자동식, 쿼츠 세 가지로 나뉘는데, 자동식은 회전추가 손목 움직임을 태엽으로 바꿔주고 쿼츠는 배터리로 작동해요. 여기서 갈리는 건 이 무브먼트가 범용이냐 자체 개발이냐예요. 세이코의 NH35[4]나 미요타 8215처럼 여러 브랜드가 공용으로 쓰는 무브먼트라면, 브랜드가 사업을 접어도 국내 시계수리점에서 부품을 구해 정비할 길이 남아 있어요.
반대로 자체 개발 무브먼트를 내세우는 마이크로브랜드시계는 얘기가 달라져요. 부품 규격이 그 브랜드에만 있는 경우가 많아서, 브랜드가 사라지면 AS 창구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기계식 무브먼트는 전통적으로 스위스 업체가 지배적이고 일본, 독일 업체도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마이크로브랜드 상당수가 이 두 지역 어느 한쪽의 범용 무브먼트를 가져다 케이스와 디자인만 자체 제작하는 구조예요.
실제로 플로리다 기반의 마이크로브랜드 트라스카는 첫 모델을 킥스타터로 출시해 목표 금액을 빠르게 채운 사례로 종종 언급돼요. 이런 식으로 시작한 브랜드는 초기 몇 년간은 커뮤니티 지원으로 AS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지속 여부까지 스펙표에 나오지는 않아요. 구매 전 리뷰나 포럼에서 브랜드 운영 기간을 따로 확인해보는 게 좋아요.
방수 등급은 시계가 버티는 압력이 아니라, 당신이 그 시계를 어떻게 써도 되는지를 알려주는 숫자예요.
스마트워치라면 알림이 안 오는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고칠 여지라도 있지만, 마이크로브랜드시계 대부분은 기계식이라 그런 기능 자체가 없어요. 대신 손목에 직접 닿는 스트랩 소재는 신경 써야 하는데, 이 부분은 웨어러블 밴드 가격대별 차이를 참고하면 소재 선택 기준을 잡는 데 도움이 돼요.
자주 묻는 질문
마이크로브랜드시계도 순정 방수 테스트를 받나요?
케이스 자체는 대부분 위탁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방수 테스트도 그 공장 기준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소량 생산이라 표본 검사 비율이 낮을 수 있어서, 표기 등급을 그대로 믿기보다 여유를 두고 쓰는 게 안전해요.
방수 5기압이면 사우나나 뜨거운 물에도 괜찮은가요?
아니요. 방수 등급은 압력 기준이지 온도 기준이 아니에요. 급격한 온도 변화는 개스킷을 수축·팽창시켜서 방수 등급과 무관하게 누수를 만들 수 있어요.
크라우드펀딩으로 산 마이크로브랜드시계, AS는 어디서 받나요?
국내 지사가 없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라 본사로 국제택배를 보내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펀딩 페이지의 워런티 조항에 배송비 부담 주체가 어디인지까지 적혀 있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
무브먼트가 세이코 NH35면 무조건 안심해도 되나요?
정비 편의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방수나 케이스 조립 품질은 무브먼트와 별개 문제예요. 무브먼트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케이스 마감과 크라운 방식도 함께 봐야 해요.
정리하면, 마이크로브랜드시계를 매일 착용할 계획이라면 방수 5기압, 그것도 스크류다운 크라운이 붙어 있는 모델 위주로 좁혀보세요. 3기압짜리는 특별한 날 잠깐 차는 용도로만 생각하는 편이 마음 편해요.